10km도 겨우 뛰던 내가 하프마라톤 완주했어요 — 초보 21km 준비법 (훈련·페이스·대회 팁)

 

 

10km도 겨우 뛰던 내가 하프마라톤 완주했어요 — 초보 21km 준비법 (훈련·페이스·대회 팁)

배번호를 단 러너들이 마라톤 대회 도로를 밝게 웃으며 달리는 모습
가을은 마라톤의 계절, 하프는 좋은 첫 도전이에요

사실 하프마라톤은 생각도 없었어요. 그냥 같이 뛰던 친구가 "야 우리 가을에 하프 하나 나가자" 하길래, 술김에 "그래 콜" 해버린 게 시작이었어요. 다음 날 정신 차리고 대회 신청 페이지를 봤는데 21km라는 숫자를 보고 아찔하더라고요. 그때 저는 10km 뛰고 나면 이틀은 다리가 뻐근한 수준이었거든요. '이거 괜히 질렀나' 싶었죠.

근데 결론부터 말하면, 두 달 꾸역꾸역 준비하고 완주했어요. 후반 16km쯤부터 다리가 남의 다리 같긴 했지만요 ㅎㅎ 그때 알았어요. 하프는 재능이 아니라 준비의 영역이라는 걸요. 10km를 어찌어찌 뛰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. 제가 뭘 어떻게 준비했는지, 그리고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정리해볼게요.

하프마라톤, 정확히 얼마나 뛰는 거예요?

마라톤 풀코스가 42.195km고, 하프(Half)는 그 절반인 21.0975km예요. 보통 21km라고 불러요. 10km와 풀코스 사이에 있는 거리라, 러닝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사람의 첫 장거리 도전으로 딱 좋아요.

종목 거리 난이도
5km 5km 입문
10km 10km 초급
하프 21.0975km 중급 첫 도전
풀코스 42.195km 상급

완주 목표 시간, 어느 정도로 잡아요?

초보라면 기록보다 '완주 자체'가 목표예요. 걷지 않고 끝까지 뛰어서 들어오는 것. 그거면 대성공이에요.

  • 초보 완주 목표 — 대략 2시간 ~ 2시간 30분. 1km당 5분 40초~7분 페이스면 이 안에 들어와요
  • 중요한 건 페이스 배분 — 초반에 신나서 빨리 뛰면 후반에 무너져요. '완주할 수 있는 편한 페이스'로 시작하세요
  • 대부분 대회 제한시간은 2시간 30분~3시간 — 넉넉하니 시간 압박은 크게 없어요

얼마나 준비해야 하나 — 8~12주

가장 현실적인 준비 기간은 8~12주예요. 단, 전제가 있어요. 지금 10km를 큰 무리 없이 뛸 수 있는 상태여야 해요. 아직 5km도 벅차다면, 먼저 10km를 편하게 뛰는 몸을 만든 뒤 하프 준비에 들어가는 게 안전해요.

시기 핵심 롱런(주1회) 거리
1~4주 기초 거리 쌓기 10 → 12 → 14km
5~8주 거리 늘리기 15 → 16 → 18km
9~10주 최장 롱런 16~18km (한 번)
11~12주 테이퍼링(양 줄이기) 거리 확 줄이고 회복

표는 예시예요. 몸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세요. 핵심은 주 1회 롱런(LSD)으로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에요. 대회 전 최장 롱런 16~18km 정도를 한 번 소화해두면, 당일 나머지 3~5km는 '분위기와 체력'으로 완주할 수 있어요.

훈련의 핵심 원칙 3가지

① 거리는 '주 10% 이내'로 늘려요

부상의 가장 큰 원인은 갑자기 거리를 확 늘리는 것이에요. 그래서 주간 총 거리를 지난주 대비 10% 정도씩만 늘리는 게 원칙이에요. 욕심내서 이번 주 10km 뛰던 사람이 다음 주 18km 뛰면, 완주는커녕 무릎·정강이 부상으로 대회를 못 나가요.

② 훈련의 대부분은 '느리게'

하프 준비의 뼈대는 천천히 오래 달리는 LSD(롱 슬로우 디스턴스)예요. 대화가 가능한 편한 속도로 거리를 채우는 거죠. 느리게 달려야 심폐지구력과 다리 근지구력이 붙고, 부상 없이 거리를 늘릴 수 있어요. 빠르게 뛰는 훈련은 일부만 섞어요.

③ 대회 2주 전 '테이퍼링'

테이퍼링은 대회 전 훈련량을 점점 줄여 몸을 회복시키는 거예요. 많은 초보가 '대회 직전까지 열심히 뛰어야 한다'고 생각하는데, 반대예요. 대회 1~2주 전엔 거리를 확 줄이고 푹 쉬어야 당일 컨디션이 올라와요. 대회 전날은 가볍게 풀거나 쉬세요.

대회 당일 — 페이스가 완주를 가른다

준비를 잘해도 당일 초반 오버페이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. 저도 첫 대회 때 주변 사람들 속도에 휩쓸려 초반 5km를 너무 빨리 갔다가, 15km부터 다리가 안 움직여서 고생했어요.

  • 초반은 '너무 느린가?' 싶게 — 출발 흥분에 빨라지기 쉬워요. 의도적으로 눌러 밟으세요
  • 일정한 페이스 유지 — 힘들면 후반에 천천히, 초반은 절대 무리 X
  • 급수대 활용 — 목마르기 전에 미리미리. 하프는 보통 몇 개의 급수대가 있어요
  • 에너지젤(선택) — 후반 체력 저하가 걱정되면 10~15km 지점에서 젤 1개. 단, 반드시 훈련 때 먹어보고 몸에 맞는지 확인한 것만

하프마라톤 준비물 체크리스트

항목 포인트
러닝화 새 신발 금물. 훈련으로 길들인 신발을 신어요
복장 땀 잘 마르는 기능성 소재. 면 티는 쓸리고 무거워져요
쓸림 방지 바세린·반창고 — 겨드랑이·젖꼭지·발가락 쓸림 예방
에너지젤 필요 시 1개(훈련 때 검증한 것)
GPS 워치·앱 페이스 확인용. 오버페이스 방지에 큰 도움

하프마라톤 자주 묻는 질문

Q. 중간에 걸어도 완주로 인정되나요?
네, 제한시간 안에 들어오면 걸어서 완주해도 완주예요. 초보는 '뛰다 힘들면 잠깐 걷고 다시 뛰는' 전략도 훌륭해요. 중요한 건 끝까지 가는 거예요.

Q. 훈련 때 21km를 다 뛰어봐야 하나요?
아니에요. 최장 롱런은 16~18km 정도면 충분해요. 나머지는 대회 당일의 분위기·아드레날린으로 채워져요. 오히려 훈련에서 매번 풀거리를 뛰면 부상 위험만 커져요.

Q. 대회 전날 뭘 먹어요?
평소 잘 먹던 탄수화물 위주 식사가 무난해요. 처음 먹는 음식·과식은 피하세요. 당일 아침은 소화 잘 되는 걸 2~3시간 전에 가볍게요.

Q. 무릎이 아픈데 뛰어도 되나요?
통증을 참고 뛰는 건 금물이에요. 부상은 준비를 통째로 날려요. 아프면 쉬고, 지속되면 병원·전문가의 진단을 받으세요. 완주보다 몸이 먼저예요.

마치며

정리하면 이래요. ① 하프는 21.0975km, 10km 뛰면 도전 가능 ② 8~12주 준비, 주 1회 롱런으로 거리 늘리기 ③ 주 10% 룰·느리게 훈련·대회 2주 전 테이퍼링 ④ 당일은 초반 오버페이스 금지, 급수대 활용 ⑤ 길들인 신발·쓸림 방지 필수.

하프마라톤 완주는 생각보다 준비한 만큼 정직하게 보상해주는 도전이에요. 결승선을 통과하는 그 순간의 기분은 정말 특별하거든요. 저처럼 10km도 벅차던 사람도 해냈으니,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. 이 가을, 하프 하나 도전해보는 거 어때요?

※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, 적정 훈련량·페이스는 개인의 체력·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요. 통증이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무리하지 말고 전문가·의료진과 상담 후 진행하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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